‘주진우’기자를 모티브로 한 천년의 질문은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작가의 말로 시작된다.
소설은 권력층과 거대 재벌의 비자금 및 정경 유착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장우진 기자의 취재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 속 이야기가 제법 익숙하다.
예, 그래서 아까 해결책이 있지만 난감한 문제라고 했잖아요. 그러나 노력하면 그 길이 열릴 수 있어요.
단결해서 저항하는 국민이 되는 것,
권리를 주장하는 국민이 되는 것,
국가 권력을 직접 통제하는 국민이 되는 것,
이것이 뚜렷한 해결책이고, 우리 사회에 주어진 미래의 숙제겠지요.천년의 질문 1권 396p
그는 마침내 저 푸른 집의 주인이 되고 말았다. 자신이 그의 부도덕함과 비양심적인 것을 그렇게 애써 부각시키고 환기시켰는데도 유권자들은 야속하게도 귀도 눈도 딱 닫아버리고 그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었던 것이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가 잘살게 해줄 것이다.!’ 50여 년에 걸친 국민의 이 열망은 어떤 사교에 현혹된 광신도들의 수준이었다. 그래서 그가 내세운 경제 공약이 황당무계하고 사실무근한 사기성이 환히 보이는데도 국민들은 무작정 환호했던 것이다.
(중량)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속고, 속고, 또 속으면서도 국민들은 그 맹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들이 그렇게 순진무구하니 정치인들은 맘 놓고 거짓말을 해대고, 권력자들은 제멋대로 횡포를 저질러대는 것이다.천년의 질문 1권 404p
이어지는 2권에서는 장우진 기자에 취재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실제 주진우랑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소설 속 말투에는 자꾸 주진우 기자가 떠오른다.
제법 귀염성 있는 말투와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포섭해 나간다. 그렇게 쌓아올린 신뢰 관계가 기득권이나 부당한 권력 앞에서 마주한 문제들을 돕는 실마리가 되거나 도움이 된다.
“아, 그거야말로 정말 골치 아픈 문제지. 지금 이 상태가 딱 좋아. 말귀 알아들을 만하고, 무슨 일이든 잘 잊어먹고, 나라 말 잘 믿고, 권력자나 부자 부러워하고, 연예에 무조건 환호하고, 스포츠에 열광하고, 유행은 미친 듯 따라가고, 그래야 권력층이 권력 누리기가 편안하지.
천년의 질문 2권 200p
2권에서 등장하는 여성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장우진 기자를 만나 그것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과정이 드러난다. 사회적 약자에 착취 문제는 여러 걸림돌이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올곧게 함으로 문제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해결해 나간다.
예, 요약해서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지는 대학 측에서 내놓는 것이니까 돈이 안 듭니다. 건축비는 우리 건설사에서 짓는 거니까 실비 계산하고, IT 첨단 시설을 한다 해도 평당 건축비가 500만 원이면 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럼 1만 평이면 총 500억 입니다. 그 중 50퍼센트는 법정 기부금에 해당되어 소득공제가 되니까 100억이든 150억이든 세금 감면을 받게 됩니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할 것이냐, 도서관 옆에 학생 편의 시설을 단층으로 간소하게 짓습니다. 학생 평균 2만 명, 하루 평균 5천에서 8천여 명이 도서관에 드나듭니다. 그들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빵집, 분식집 같은 것을 필요로 합니다. ‘
천년의 질문 3권 139P
3권에서 주기자가 해외로 도피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건 뭐 거의 실화라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
3권에서는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드러난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실행 방안을 다양한 시민 단체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리뷰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이 말은 개인에게 향하는 말로 보이지만, 실은 이제 40대 중턱인 나로서는 자기 인생 뿐만이 아니라 자신과 관계 맺은 이들까지도 외면해 버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라는 것이 전체 사회에 일부분이라 생각해서 그저 외면하거나 모르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살아보니 정치는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에 뿌리내려 얽히고설켜 있었다.
혹여라도 선택 받은 이라 억울하거나 부당한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내 이웃, 내 가족, 내 지인이 모두 비켜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소설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부조리를 담고 있다. 거부감이 전혀 느껴지는 않는 재벌과 권력자들의 욕망이 익숙하게 드러난다. 어쩌면 ‘이것이 문제다.’ 라고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그런가부다,’ 라며 흘려 보냈을 것들이다.
깨어있는 시민에 조직된 힘,.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