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해진 아름다움,.

삼삼오오 모여 손꼽 놀이처럼 말을 나누며 오이와 대추, 배추가 소박하게 놓인 길목을 횡단보도 건널목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 평범한 오래된 장면에 시선을 빼앗겨 한동안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아름답다,.,.
어릴 적에는 동네에 생선 트럭이 오면 갈치며, 고등어며, 한창을 구경한 후 ‘이걸로 주세요.’ 라고 망설임 없이 말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 실한 대추 앞에서는 난 쭈뼛거렸고 망설였을 뿐이다. 결국 머뭇거리다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 그 자리를 지나쳐 버렸다.
그 작은 시장을 지나자마자, ‘상행위 금지‘ 가 눈에 띈다.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어리숙한 이의 주저함, 연필 모양의 의자 까지 많은 것이 투명하고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움이 자꾸만 진부하게 느껴진다.
울컥 서글픔으로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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