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오목]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오목 두는 걸 좋아했다.
뒤집어진 카드를 맞추는 걸 좋아했다.
어린이용 체스를 두는 걸 좋아했다.

어떤 게임이든 전략이 머릿속에 그려졌고, 이기기 위한 나의 조바심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나보다 한 발 늦었다.
늘 이기는 게임이었고 기분 좋은 놀이었다.

초등학교 오목 대회가 있었다.
지원자가 많은 게 아니라 아이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회로 하루 종일 경기가 이어졌다.

학년별 선정된 우승자끼리 준결승 – 결승으로 이어졌다.
4학년이었던 나는, 6학년 형과 결승에서 만났다. 그 6학년 기세와 각 학년에 호응에 눌려 결승전에 다다랐을 때, 심장이 급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렴풋한 기억에 심판은 어차피 6학년 형이 이기겠지만, 그 기회를 박탈하면 안된다는 뉘앙스였다. 이기고 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각 학년 우승으로 끝내주길 간절히 바랬다.

바둑판이 꽉찰 정도로 게임은 이어졌다. 그렇게 바둑 알 놓을 자리가 몇 개 남지 않았을 무렵, 심판은 나에 승리를 외쳤다. 그 이후로의 장면들은 내 머릿속에서 남아있지 않다.
오로지 심판을 보던 선생이 “나는 이렇게 방어로만 승리하는 오목을 본 적이 없어, 어떻게 공격 한번 하지 않고 이길 수 있지,.” 라며 나를 똘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이후로 나는 그 말을 붙들게 되었다.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게 나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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